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“릴라씨를 만나다” 1

릴라씨를 만나다1

이 인터뷰는 가상으로 만들어진 잡지인 정글보그(JungleVogue)의 캐릭터 인터뷰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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릴라의 프로페셔널함을 잊은 채 보아왔다.
마치 릴라의 성이 고씨인 것을 오늘에야 알게된 것처럼.

2019년작 노래하는 릴라

“릴라씨를 만나다” 인터뷰는 1, 2, 후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.

ⓒ 2020 ZIMION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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릴라씨를 만난건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 봄의 이른 저녁시간이었다. 까페에서 만난 릴라씨는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. 창가에 자리를 잡고 앉은 릴라씨는 보슬보슬 빗방울이 맺힌 창밖을 보며 노래를 읊조리고 있었다. 프로다운 모습이었다. 노래에 심취한 듯 보여 옆으로 다가가 조용히 들어보기로 했다.

[릴라] 비가 온다~눈이 되지 뭐~엇한 채~ 잔나비 “NOVEMBER RAIN” 노래 중에서

[정글걸] 안녕하세요~노래 잘들었어요. 구슬픈 노래인 것 같아요. 사연이라도 있으신건가요?

[릴라] 안녕하세요. 반갑습니다. 사연이 따로 있진 않구요, 비가 내리니 이 노래를 불러야겠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어요. 아참. 불편하시더라도 대각선 방향에 앉아주시면 좋겠습니다. 제가 그쪽에서 보는 얼굴이 더 자신있거든요.

[정글걸] 릴라씨는 생각보다 프로다웠다. 자리를 옮겨 바라본 릴라씨는 뭔가 좀 달라보이긴 했다.

[정글걸] 이쪽에서보니 뭔가 좀 다른 것 같긴해요.

[릴라] 그럴줄 알았습니다. 저도 가끔 거울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하곤 했었거든요. 저 혼자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알았는데 다행이네요.

[정글걸] 바나나를 들고 노래를 하신 계기가 있으신가요? 앗! 그러고보니 오늘은 바나나를 가지고 오시지 않은 것 같아요.

[릴라] 예리한 질문이네요. 음… 실은 바나나는 오던 중에 먹어버렸습니다. 바나나를 보노라면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그런 감성이 느껴지거든요. 전 바나나를 들고 노래를 하기보단 노래를 통해 제 감성들을 표현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. 노래의 가사를 통해 대답을 하거나 말로 표현하거나 뭐 그런 쀨입니다.

[정글걸] 네, 그렇군요. 늘 프로다운 자세 보기 좋습니다. 취미생활이 독특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. 그 뭐였죠? 말같은…

[릴라] 아~호피티요. 제가 호피티를 타는 이유에 대해 딱히 고민해본 적은 없었는데요, 음…생각해보니 호피티를 타면 제 안의 응축된 감정을 풀어낼 수 있어서 호피티에 탑승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. 뭐랄까, 호피티를 탈 때의 그 짜릿한 자유? 뭐 그런 느낌이긴 한데 이 쀨을 말로 설명드리기 어렵긴 하네요.

[정글걸] 오늘은 안타고 오셨나요, 호피티가 보이질 않네요?

[릴라] 비도 오고 그래서 오늘은 타고 오지 않았습니다. 비오는 날 호피티의 코너링은 위험하거든요. 아, 제가 또 전문용어를 무심코 사용하고 말았네요.

[정글걸] 아니요, 괜찮아요. 전문용어 쓰셔도 되요.

[릴라] 네, 알겠습니다. 그럼 다음 질문하시죠.

[정글걸] ♬솔찌카게 말해서 나↗♬

김나영 “솔직하게 말해서 나” 노래 중에서

[정글걸] 호피티를 타고 오셨으면 한번 태워달라고 부탁해볼까 했었거든요.

[릴라] 그러셨군요, 솔직히 말하시니 호피티는 다음 기회에 꼭 태워드리도록 하겠습니다. 너무 상심치마세요.

[정글걸] 네, 감사합니다. 기대하고 있을게요, 그럼 다음 질문 드릴게요. 출연작 중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으신가요?

[릴라] 아니, 그게 무슨 말씀이시죠? 제가 출연했던 작품들을 구분해가며 애착을 갖고 그런단 말씀이신가요? 전 제가 출연한 작품은 모두 애착을 가지고 있습니다. 그만 일어나도록 하겠습니다.

[정글걸] 그러고보니 내가 무심코 아티스트인 릴라씨의 자존심을 건드려버렸음을 알았다. 가려던 릴라씨를 급하게 자리에 앉혀야했다. 릴라씨가 잘 보이게끔 가져온 바나나를 테이블에 꺼내놓았다. 내가 먹으려고 가져온 비상용 바나나가 도움이 될 줄이야. 돌아서서 힐끔 바나나를 보던 릴라씨는 잠시 자신의 욱했던 행동을 만회하려는 듯 멋적은 웃음을 보이고는 다시 자리에 앉았다. 귀엽지 않아야하는데 귀여웠다.

[정글걸] 죄송합니다. 제 말 뜻은 그래도 잘 나온 작품이라던가 재밌었던 작품이라던가, 이런걸 말씀드린거였어요. 오해 없으시길 바랄게요.

[릴라] 바나나를 보니 울컥했던 마음이 가라앉는 것 같네요. 욱해서 죄송합니다. 아직 정글에서의 습성이 저도 모르게 나오곤 하거든요. 그나저나 제 얼굴 아까 그 각도로 보이시나요? 잠시 일어났다 다시 자리에 앉은터라 혹시나 해서요.

[정글걸] 네,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. 아까 그 각도로 제가 의자를 살짝 움직이면 되요~

[릴라] 감사합니다. 그럼 제가 보는 각도에서 대략 15도 정도 살짝 틀어주세요. 전 잠시 바나나를 섭취하도록 하겠습니다.

[정글걸] 90 나누기 6은 15. 내가 잠시 계산을 하는 동안 릴라씨는 커다란 덩치와 어울리지 않게 테이블에 있던 바나나를 들더니 이쁘장하게 까서 한입 베어먹고 있었다.

[릴라] (우물우물) 그러고보니 저만 먹고 있었군요. 한입 베어무시죠.

[정글걸] 한사코 거절했지만 예의가 아닌듯 하여 한입 베어물게 되었다. 앙~

[릴라] 아니, 한입을 드시라고 했는데…

[정글걸] 한입 베어물고보니 릴라씨의 손엔 껍질만 남아있었다. 결국 비상용으로 가져온 바나나 한송이를 핸드백에서 꺼내 테이블에 올려두었다. 릴라씨는 바나나를 먹던 중에 잠시만요라고 나에게 양해를 구했다. 그리곤 고개를 돌리고 입을 가린 채 친환경녹말이쑤시개로 이 사이를 정리했다. 테이블엔 내가 사용할 친환경녹말이쑤시개 하나를 꺼내두셨다. 젠틀했다. 그리고 의외로 소탈했다. 바나나는 아직 남아있었지만 나도 고개를 돌리고 입을 가린 채 친환경녹말이쑤시개로 이 사이를 정리했다.

“릴라씨를 만나다” 2 에서 계속됩니다.

정글걸 기자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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